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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날 김해 워터파크를 포기하고 갔던 허심청에는 둥글고 높은 돔형의 천창도 있었고, 브릿지도 있었고, 자연조성된 동굴의 느낌을 주는 냉수온탕도 있었고, 다다미와 비슷한 재료로 천장을 덮어 내리는 비를 맞으며 즐길 수 있었던 노천온천도 있었다. '자연 속의 목욕탕'에 있다는 느낌을 주려 노력한 흔적이 여기저기서 보이는 공간이었는데 가장 인상깊었던 순간은 따로있었다. 반신욕탕에 앉아 바로 앞의 책상에(반신욕탕에 대리석 책상이 붙박이로 설치되어 있어 앞으로 누워 잘 수도 있었다) 사자성어를 읽다가 등을 피려고 뒤로 기댔을 때의 편안함. 둥글게 모서리를 처리하여 팔을 양 옆으로 뻗으며 뒤로 기댈 때 아무런 걸림이 느껴지지 않도록 디자인한 턱을 느꼈을 때의 감동이었다.
딱 보고 예상할 수는 없겠지만 막상 어떤 행동을 했을 때 그 행동에 도움을 주는 디자인에 예상치못하게, 실질적으로 감동을 느낀 몇 안되는 순간이어서 인상에 남았다.
행위를 유도하고 조작하는 디자인을 하는 과정 상에 반드시 고려되어야 할 가치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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