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일기 SPACE DIARY :: [V.E심의 이후] 변경된 도서(도면,내역) 꾸리기 [211012]
반응형

-

지난 이야기 / 일정

V.E심의가 끝났고, 최종제안서로 91개의 아이디어가 공문으로 날아왔다.
이들에 대한 반영/미반영 여부를 발주처와 협의해 정했다.
발주처 입장에선 공사비 감소보다는 증액되는 제안이 많았고,
설계사 입장에선 다음 심의일정을 고려했을 때 도면수정기간이 최대한 짧아야 했기 때문에,
공사비가 감소되며 수정작업량이 적은 아이디어를 채택하는 쪽으로 의견이 모였다.
그렇게 약 40개의 아이디어를 반영하기로 했다.
반영할 아이디어가 결정됐으니, 이제 수정작업에 들어가야 한다.
V.E 심의 다음 단계인 설계타당성검토, 일상감사, 계약심사에 접수하기 위해서다.
설계타당성검토는 도면상의 오류가 없는지 확인하기에, 심의내용이 도면에 잘 반영되어야 하고,
일상감사는 내역과 예산에 관한 부분을 확인하기에, 내년 상반기 노임단가가 반영되어야 한다.
따라서, 도면과 내역이 모두 최신화되어야 했다.
V.E.심의 진행상황보고 겸 향후 일정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러 발주처 부서에 방문한 적이 있다.
담당 주무관이 오늘부터 최종납품까지 시나리오가 작성된 문서1장을 인쇄해 책상 위에 올려놓는다.
몇 개의 큼직한 일정이 안쪽에 적힌 직사각형의 칸 사이에 '도면수정기간'이라고 적힌 부분이 껴있었는데, 할당된 기간은 1주일 정도 된다.
여기서 '도면수정' 이란 '전공종(건축,구조,토목,조경,기계,전기,소방) 도서(도면,내역,시방서,계산서)수정'이다.
'시나리오일 뿐' 이라며 구두로 주석을 달았지만,
최종목표인 올해 안에 납품을 하려면, 이 시나리오대로 되어야만 했다.
협력업체에 전화를 돌려 예상되는 수정기간과 일정을 물었다.
취합기간까지 고려하면, 제안사항을 도면과 내역에 모두 반영하는데 적어도 2~3주가 필요했다.
설계사무소에서 도면을 먼저 수정하고, 수정된 도면을 가지고 내역업체가 내역작업을 하기 때문이다.
시간이 촉박한 와중에 다행이었던 건,
도면작업이 되는대로 먼저 접수하고 내역은 완성되는대로 추가접수하는 방식으로
V.E 심의 이전부터 설계타당성검토 담당자와 이야기가 됐다는 것이었다.
'급하면 도면부터 접수받겠다'는 말을 철썩같이 믿고 작업하고 있었는데,
오늘 담당자가 갑자기 다른 이야기를 한다.
원칙대로 - 도면과 내역. 모두 준비되어야 접수를 받겠다고 하는 것이다.
일을 하는 사람, 특히 설계자에게 원칙만큼 소중한게 없다.
수많은 생각과 이해관계가 얽힌 건축에서 원칙이란
'이건 맞다' 라는 명제가 성립하는, 유일하게 의지할 수 있는 쉘터(shelter)다. 원칙이 있으면 밀고나갈 수 있다.
그러나, 이런 갑작스러운 원칙은 오히려 설계자를 함정(trap)에 빠뜨린다.
이런 경우 말이 다르지 않냐고 따질 수도 없다.
해당 사실을 협력업체에 알렸고, 접수시기는 늦어질 수 밖에 없었다.
-

도면수정

1. 건축도면 (평,입,단면도)
모든 도면의 기준은 평,입,단면도다.
도면의 작성도, 수정도, 완성도 여기서 시작된다.
이 기본도면들을 수정하고, 수정된 부분을 클라우드마킹하고,
각 수정사항에 대한 짤막한 설명과 관련 공종을 텍스트로 달아놨다.
이렇게 하면 협력업체들이 복잡하고 많은 수정사항 중 자기업무영역을 캐치할 수 있을 것이다.
클라우드마크 레이어 명을 'V.E심의 이후 수정사항' 으로 바꿔놓고
인쇄시 보이지 않게 설정하는 것은 센스다.
2. 협력업체 도면
V.E 심의 제안에 따른 수정사항을 평,입,단면도에 먼저 반영해서, 협력업체에 일괄송부했다.
각 분야는 수정된 기본도면들을 X-REF 바탕도면으로 깔고 도면수정을 시작하게 된다.
3. 건축도면 (평,입,단면도 이외)
평,입,단면 같은 기본도면을 협력업체에 참고용으로 먼저 보내주고, 협력업체가 딱히 필요로 하지 않는 계획도, 일람표, 상세도 같은 나머지 건축도면을 작업한다.
구조도면은 해당 시 작업한다.
4. 취합 (전공종 도서)
인쇄 및 제본을 하기 앞서, 디지털 파일로 모든 도서가 준비되어야 한다.
전공종 - 건축.구조.토목.조경.기계.전기.통신.소방기계.소방전기
도서 - 도면.시방서.계산서.수량산출서.내역서
표지 및 간지 - 공종별.목차별
DWG,HWP,XLS / PDF - 모든 유형의 파일을 PDF로 변환
* 체크리스트를 만들어 공종별 도서들이 제대로 오고 있는지 파악하자.
* 표지 및 간지는 건축에서 최종작업하는게 통일성이 있다. 공종별 도서별 간지를 한 파일에 정리해놓자.
협력업체에서 도서가 오면, 미리 준비한 표지 및 간지를 adobe acrobat을 이용해 교체, 끼워넣기 한다.
그렇게 하면 표지 및 간지까지 미리 작업된 PDF파일이 준비된다.
인쇄한 후 표지,간지를 하나하나 끼워넣을 필요 없어 시간과 정신건강을 지킬 수 있다.

도서 취합상태 확인을 위한 체크리스트
표지 및 간지작업. 한 파일에 모아놓으면 전체 도서의 체계를 알 수 있어 편리하다.
원래 협력업체 표지 (좌) -> 표지, 간지, 세네칼 교체하고 끼워넣어서 통일시키기 (우)


-

내역수정

1. 자재 내역
내역업체가 작업하지 않는 범위의 자재가 있다. 물가정보책에 없는 자재들이다.
이들은 '외부견적서' 라는 이름으로 내역서에 따로 계산된다.
외장재, 창호, 단열재, 건식벽체 같은 것들인데, 보통 중요도와 공사비가 큰 자재다.
이들 중 도면변경에 따라 수량이 달라진 자재들이 있다. 본 프로젝트에선 창호, 장애인편의시설 물품이다.
해당 업체에 변경도면을 송부해 수정된 견적을 받고, 내역업체에 전달해야 한다.
* 유효기간이 지난 견적도 다시 받아야 한다. 이런경우 종종 물가상승으로 견적도 상승한다.
2. 건축 내역
건축도면 수정이 완료되면, 내역업체에 도면을 전달한다.
모든 도면을 보내면 어느부분이 바뀌었는지 -작업량,작업범위를 알기 힘들기 때문에, 변경된 도면만 따로 선별해 전달한다.
내역에 관련된 수정사항을 액셀로 리스트 작성해서 보내주면, 주는 사람 보는 사람 모두 체크하기 한결 편해진다.
변경된 외부견적서도 보내준다.
3. 협력업체 내역
협력업체들이 도면변경에 따른 수량산출, 내역작업을 다시해서 보내줄 것이다. (수량산출서, 내역서)
이들을 건축내역업체가 모두 받아서, 취합하여 원가계산서를 만든다.

내역사무실에 도면과 함께 전달할 체크리스트. 안보셔도 되는건 회색 마킹.

-

기타 수정사항

1. 계산서, 시방서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예상되어 기본적으로 V.E심의 접수 당시 받았던 것을 사용하기로 했다.
다만, 협력업체별 변경사항이 있는 것은 알려달라고 했다.
제품모델이 바뀐 것도 있고, 설비방식 변경에 따라 계산서에 변화가 있는 분야도 있었다.
2. 자재견적, 노임단가
새로 내역을 맡길 때, 예상치 못한 이슈들이 있었다.
이전 내역작업이 4개월 전이었는데, 견적이나 단가에는 유효기간이 있어, 현재 기준으로 업데이트해야했다.
협력업체에 공지해야 할 사항들이었다.
1. 각종 설비, 자재 등 외주견적을 모두 다시 받아야한다. 예산 증감을 놓고 이런저런 심의와 수정을 거치다보니
유효기간 3개월이 지나 효력을 잃어버린 것이다. 협력업체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2. 분기마다 업데이트되는 노임단가를 새로 반영해야 했다.
이에 따른 각종 요율이 적용되는 공사비 항목도 함께 수정되어야 한다.

-

디지털 도서 꾸리기

- 폴더구조 및 파일명

설계사무실마다 일하는 방법이 다르기 때문에, 사용하는 폴더의 체계도 다를 수 밖에 없다.
필자가 근무하는 사무실에서 작업하는 방식을 예로 들면, 크게 3개로 폴더를 나누어 운용한다.

1. 건축도면, 구조도면, 시방서가 계속 업데이트되는 폴더
2. 도서제출 단계마다 관련된 파일들을 모아놓은 폴더
3. 허가, 심의처럼 제출-발표-검토-보완 단계가 구분되어 관리되는 폴더 

위의 3가지 폴더개념을 적용해 작업을 하면 아래와 같이 폴더가 만들어진다.

1. '설계진행' 폴더 : 도면작업을 위한 DWG파일이 있는 폴더로 기본 /실시 단계로 나누어 작업하며 계속 업데이트된다.
2. '최종성과물' 폴더 : 성과물 제출 단계마다 만들어진 도서가 CAD/PDF/HWP/XLS 등 모든 확장자로 들어있다.
3. '인허가도서' 폴더 : 허가,인증,심의시 발주처 제출에 필요한 도서만 따로 모아놨다. (ex. PDF파일만 제출하는 경우 등) 

'설계진행'폴더 -> '최종성과물'폴더-> '인허가도서' 폴더

- 도서구성 

도서의 구분은 크게 '표지-간지-세네칼' 3가지를 사용한다.
표지 : 도서의 맨 앞에 오는 첫번째 페이지다. 인쇄시 외부와 접하는 부분이기 때문에 두꺼운 종이를 사용한다.
간지 : 도서 사이사이 챕터를 구분하기위해 쓰이는 페이지다. 인쇄시 눈에 띄어야 하기에 색지를 사용한다.
세네칼 : 인쇄시 책의 측면에 붙는 부분이다. 디지털도서에는 포함시키지 않고, 따로 인쇄한다. 

도서를 받아보면 알겠지만, 협력업체마다 간지를 넣는 기준이 각각 다르다.
따라서 폴더구성, 파일명, 표지/간지의 형식 및 삽입기준을 정해놓은 참고자료를 미리 보내주는게 좋다.
아니면 취합과정에서 표지 및 간지 통일작업을 해야 한다.
표지, 간지만 제대로 넣어서 PDF 합본을 만들어도 인쇄제본시 작업시간이 많이 단축든다.

-

인쇄, 제본

디지털 도서가 모두 준비되었다면 일단 한숨 돌려도 된다.
디지털 제출이면 usb나 cd에 담아 제출하면되고,
인쇄제본도 해서 제출해야한다면, 이제 인쇄부수와 방식만 결정하면 된다.
언제나 그렇듯이 양이 많으면 체크리스트를 만든다.
굳이 각 도서 페이지수를 적어놓는 이유는, 10장 이하의 적은 도서는 여러권을 묶어 한권으로 인쇄하기 위함이다.
물론 그 표지는 새로 만들어줘야 한다 - ex. 시방서 (조경,토목,기계,전기)
아무래도 부수와 종류가 많기 때문에, 초본은 직접 인쇄하고 복사 및 제본만 인쇄소에 맡기는게 안전하다.
권 별로, 간지별로 포스트잇을 붙여 구분해놓자.

도서 수량검토표


-

요약 

실시설계 후 도면수정(건축도면+협력업체도서+내역)은 다음의 순서로 이루어진다.

수정사항 발생

수정사항 체크리스트 작성
납품or접수일정 검토
협력업체일정 검토

건축도면

평입단 기본도면 수정
수정사항 체크리스트 작성(공종별)
상세도면 수정
도면 PDF화

협력업체

1 협력업체 송부 - 평입단 기본도면 및 관련도면
협력업체 수령 - 도면수령
협력업체 수령 - 내역수령

PDF 표지,간지,세네칼 작업

내역

자재업체 송부 - 변경도면
자재업체 수령 - 변경 외부견적서

내역업체 송부 - 변경도면
내역업체 송부 - 변경 외부견적서 
내역업체 송부 - 협력업체 내역
내역업체 수령 - 원가계산서

도서꾸리기

공종 : 건축, 구조, 토목, 조경, 기계, 전기, 통신, 소방(기계,전기)
구성 : 도면, 시방서, 계산서, 내역서, 수량산출서
형식 : DWG or HWP or XLS / PDF
폴더 : 공종 - PDF합본 - 형식 - 낱장
기타 : 내역(총괄표,원가계산서 등), 사업설명서, 지질조사보고서, 현황측량보고서

최종검토

최종취합 후 디지털제출(CD or USB)
제본수량 검토 후 인쇄제본(책)

실시설계 설계수정 프로세스 (건축+협력업체+자재업체+내역)

-

수정되어야 할 것도, 검토해야 할 것도, 생각해야 할 것도 정말 많다.
일을 놓치지 않는 어려움에 비하면,
일을 벌리는 것은 비교적 쉬운 것 같다는 생각까지 든다.

반응형